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芷潭集 "地方官의 하루"
우렁터
2021. 2. 16. 15:05
1-6. 晩望 저녁 때 들녘을 바라보며
隴麥黃吹浪(농맥황취랑) 밭두렁 보리는 황금물결을 이루고
畦秧綠暎雲(휴앙녹영운) 논 두둑 모 푸른빛은 구름에 비치네.
謳吟箏結隊(구음쟁결대) 노래를 부르며 다투듯 隊伍를 만들고
簑笠動成群(사립동성군) 도롱이와 삿갓 쓴 농부들은 무리 이뤄 움직이네.
已點風登象(이점풍등상) 豊年들을 조짐은 이미 점쳤으니
休辭服力勤(휴사복력근) 말은 말고 일이나 부지런히 힘써야지
不堪田畯喜(불감전준희) 기쁨 견디지 못한 勸農官은
仍作勸農文(잉작권농문) 이내 권농의 글을 짓고 있네.
* 田畯 : 중국 周나라 때 농업을 권장하는 일을 맡아버던 벼슬아치. 勸農官, (詩經-小雅-甫田)
1-64. 久旱 五初九日 始得甘雨喜以賦 오랜 가믐 끝에 5월 9일에 비로소
단비가 내려 기뻐서 지음
移秧時節滿雲霓(이앙시절만운예) 모내기철에 비올 징조로 구름무지개 가득하더니
曾不崇朝雨一犁(증불숭조우일리) 이른 아침까지 한 보습 밭을 갈만한 비가 내렸네.
今日使君當罷坐(금일사군당파좌) 오늘 官衙의 守令은 일을 다 마치고
急敎番吏種東畦(급교번리종동휴) 당번 아전에게 급히 동쪽 밭두둑에 씨 뿌리라하리
獻陵遺愛海東根(헌릉유애해동근) 헌릉의 남겨주신 사랑 우리나라 땅 끝까지 미쳤으니
明日縣知是諱辰(명일현지시휘신) 내일은 獻陵의 제삿날임을 현령은 알리라.
二百年來臨在上(이백년래임재상) 이백년 내려오며 天上에 계시면서
每將甘霪澤吾民(매장감음택오민) 매번 단 장마 비로 우리 백성에게 은혜 내리시도다.
* 雨一犁 : 밭을 가는데 적당하게 한 모금 온 비. 한 보습이 젖을 만큼 온 비
* 諱辰 : 제삿날.
1-65. 偶吟 우연히 읊음
靑梅結子蘀生孫(청매결자탁생손) 푸른 매화 열매 맺자 죽순이 움돋는데
睡罷官齋乳雀喧(수파관재유작훤) 참새새끼 지저귀는 소리에 官衙의 졸음 깨웠네.
徒倚曲欄開晩眺(도의곡란개만조) 홀로 굽은 난간 기대어 멀리 저녁경치 바라보니
稻畦深處有柴門(도휴심처유시문) 논두렁 깊은 곳에 사립문 있네.
一霎溪風送雨來(일삽계풍송우래) 한 번 우수수 개울바람 비를 보내오니
居然節序近黃梅(거연절서근황매) 어느덧 節氣의 차례 黃梅철이 가깝네.
田家最是移秧急(전가최시이앙급) 農家에는 모내기가 가장 급한데
肯時區區太守摧(긍시구구태수최) 일일이 太守의 재촉 감히 기다리겠나?
1-67. 睡起漫吟 졸다가 일어나 되는대로 읊다
槐葉成陰栗穗開(괴엽성음율수개) 느티나무 이파리 그늘 이루자 밤나무 꽃피고
畵堂晴日燕飛回(화당청일연비회) 丹靑한 집엔 날 개이자 제비 날며 돌고 있네.
公餘不覺頹然臥(공여불각퇴연와) 公務 餘暇에 쓰러질 듯 누운 것도 깨닫지 못했으니
幻作南柯太守來(환작남가태수래) 허황하게도 槐安國 南柯郡 太守가 오는 꿈을 꾸었네.
雨過前村水滿畦(우과전촌수만휴) 앞마을에 비 지나가니 물이 밭두렁에 가득 찼는데
稻殃深處綠雲迷(도앙심처녹운미) 모내기한 벼가 무성한 곳은 푸른 구름 같아 헷갈리네.
原頭饁婦提筐去(원주엽부제관거) 언덕위에 들밥 내온 아낙네 광주리 끼고 가는데
急喚傍人倩渡溪(급환방인천도계) 옆 사람 급히 불러 삯을 주고 시냇물 건너가네.
* 頹然 : 1) 기력이 없어 느른하다. 2) 취하여 쓰러질 듯하다.
2-15. 偶題 우연히 쓰다
太守身無事(태수신무사) 太守의 신수 편해 아무 할일 없으니
鈴齋晝不開(관영재주불) 개관아 수령 집무실은 대낮에도 문 열지 않았네.
何嘗京客到(하상경객도) 어찌 일찍이 서울(대궐)손님 여기까지 오시리요.
時有品官來(시유품관래) 때때로 낮은 벼슬아치 오겠지.
翠葉看冬柏(취엽간동백) 푸른 잎은 동백나무에서 보겠고
淸香嗅臘梅(청향후납매) 맑은 향기는 섣달에 피는 매화에서 맡으리라
孤吟聊自遣(고음료자견) 홀로 읊으며 애오라지 스스로를 위로하니
誰與共深杯(수여공심배) 누구와 더불어 깊고 큰 술잔 함께 나눌꼬?
* 鈴齋 : 지방 수령이 집무하는 곳.
* 品官 : 品階를 가진 벼슬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