芷潭集 1卷
序 머리말
士君子之生斯世也엔 선비와 君子가 이 세상을 살아감에는
處家焉이면 惟孝友行이요 집에서는 오직 孝道와 友愛를 행할 것이요
在官焉이면 惟忠愛心이요 벼슬자리에서는 오직 忠誠하고 백성을 사랑 하는 마음이 있어 야 할 것이요
慕聖賢하고 尊師門이면 성현을 흠모하고 스승의 문벌을 존경하면
則生三事에 一之道備矣라 곧 삶의 三事에 오로지 하나의 道를 갖춤이라
斯可謂之士君子哉인저 이를 일러 선비와 군자라고 하리라.
然이나 身不免窮且夭하니 그러나 몸도 궁하고 또 일찍 죽음을 면치 못하였으니
奈何乎命獨自不負아 어찌하여 목숨은 유독 스스로 책임지지 못하였을까?
吾는 天賦之正爾로되 내 생각에는 하늘이 주심은 바를 뿐이로되
天之生才不常하야 하늘이 재주 있는 이 내는 것은 심상치 않아서
有或有而多不得壽位綠하니 혹 있기는 하지만 흔히 수명, 지위, 복록을 갖춰 얻지 못하니
此何以理定焉고 이 어찌 이치로 정한 것이겠는가?
孔夫子序列古之仁賢多矣而인저 孔선생께서 옛날 어진 이를 많이 차례로 늘어놓았지만
子長之所以發歎者 그 어른이 길이 탄식하는 까닭이
豈以是歟아 어찌 이로서 원인됨이 아니었던가?
芷潭申公遺集이 지담 신공께서 남기신 詩狀이
成於其八代之下할새 그 8대손 아래에서 이루 지는데
要余敍以弁卷이라 나의 머리말로서 책머리하기를 요청하는지라
迺於權太史霞溪誌에 이에 권태사(권유)의 하계지에
公墓文而得之하니 公의 墓文이 있어 얻어 보니
公은 孝友于家고 盡忠於職하야 公은 집에서는 효도 우애하고 관직에서는 충성을 다하여
修身功材而 몸을 닦고 공덕이 있는 재질이로되
以從祀論駁으로 祭祀를 덧붙여 지내는 일에 논의를 反駁함으로서
觸强黨하야 屈於世하야 강한 무리에 부딪쳐 세태에 굽혀서
位不過舘職하고 직위는 舘 벼슬에 불과하고
試纔止幕縣하니 맛보기로 겨우 軍幕이나 고을살이로 그쳤으니
如韓文公以國子先生으로 韓文公이 國子先生으로서
有潮之行矣라 고 潮州 고을살이로 간 일이 있는 것과 같도다.
年壽至四十六하야 연세 수명 46에 이르시어
只寂寥若干卷詩什耳라 다만 적막하게 몇 권 책의 詩篇 뿐이라
顧詩卷하면 詩集을 돌이켜 보면
亥其爲公하여 重噫는 어찌 公을 위하여 거듭 탄식함은
公行旣立矣요 不亦命乎하며 公은 이미 덕행이 확실함에도 이름은 또한 나지 못하였으며
言今著矣에 不亦顯乎하며 말씀은 이제 나타나는데 또한 드러나시지는 못하였으며
子孫如是繁遠이어늘 자손은 이렇게 번성하거늘
不亦壽綠乎아 또한 壽와 福祿은 타고 나시지 못하였을까?
此天理之素定乎 顯晦也엔 이것이 본디 정해진 로 세상에 알려지고 가려진 거라면
公何與焉이며 公께서 무엇과 더불어 한 것이며
人又何忻慽之也요 사람들은 무엇으로 기뻐하고 슬퍼 하리요.
誦其詩하고 그 詩를 읽고
知公天賦之性之才矣라 하늘이 주신 公의 性品과 才質을 알리라.
盖性之動이 爲情하고 대개 성품의 움직임이 情이 되고
情之動有感發之聲은 情의 움직임이 느낌이 있어 소리를 내는 것은
惟詩爲然이라. 故로 오직 詩가 그러한 것이나. 그러므로
公之詩神思聰敏하여 公의 詩는 신기하며 생각이 聰明 敏捷하여
淡然無疵平易하고 맑고 티가 없어 까다롭지 않고 쉬우며
近古根本乎 三百正葩하고 옛 근본에 가까워 바로 詩經 삼백편의 꽃이요
潤色於唐盛하고 盛唐 시대에 윤색이 된 것 같고
宋雅質文이 宋나라 때의 고아하고 質朴한 문체를
俱當華實兼備하여 갖추어 마땅히 꽃과 열매를 겸비하였으니
其山水亭臺며 그 산과 물, 정자와 누대며
烟雲月露之什이 연기와 구름, 달과 이슬을 읊은 詩集이
無非行役之勞苦하며 詩材를 찾는 어려움은 노고 아닌 것이 없으며
而少無色辭愁鬱하고 色에 대한 말씀이나 근심하고 우울함이 조금도 없고
休休然字句之間에 곱고 아름답게 글자나 구절 사이에
愛親戀闕之思每致意焉하고 어버이를 친애하고 임금을 그리워하는 생각을 매양 지극한 뜻 을 보였고
非嘲風呻雨하며 바람과 비를 조롱하며 읊은 것이 아니라
競奇衒巧而作也하고 기이한 것을 겨루고 工巧로운 것을 자랑하여 지으며
且偶儷之文體를 또騈儷體(변려체) 四字句와 六字句에 對句를 써 지은 화려한 文體를
裁聲理諧於館閣이니 翰林院에서 聲音을 마르고 이치를 화합케 하였으니
如斯公은 이와 같이 公은
當求之於忠孝中人야라 충효하는 가운데서나 마땅히 구할 사람이다.
是集也엔 雪山南北征錄에 이 詩集에는 설산, 남·북정록에
五七言長短篇也하고 五七言의 장단편과
銘跋箋儷也하고 銘文, 跋文, 편지, 騈儷文이
附及其相與之好의 부록에 미쳐있어 그것이 서로 더불어 좋고
當時文章諸名碩이 당시 문장에 명석한 모든 분이
唱酬書牘이 凡三局也라 노래하며 주고받은 편지 등이 무릇 세 권이라
宜後之讀者는 三復珍玩에 후에 읽는 이는 마땅히 세 번 거듭 진귀하게 여귀고 하면
自不無慨然乎公之事行矣라 스스로 公의 일과 에 대해 슬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요
亦公之孫昆이 또한 公의 자손들은
豈徒以刊集爲也라 어찌 한갓 詩集만을 하리요
應曾油然出孝友忠勤之心이 응당 효도 우애하고 충직 근면한 마음이 저절로 나오리니
其有芷潭公所自來歟인저 지담공으로부터 내려오는바 있을 진저
芷潭之後八世에 芷潭公의 후손 八世에
有弼求甫하여 필구씨가 있어서
好慕先하야 嘗蒐輯公詩하야 선조를 아주 흠모하여 일찍이 의 詩를 모아
謀所以鋟役하고 출판의 를 기획하고
訪余于石山獘廬하야 석산의 누추한 집으로 나를 찾아와
歷述其事라 그 일을 다 말하는지라
自謂有聲氣之感이니 목소리와 안색에 감동을 줌이 있다고 내 스스로 생각하니
不可以老洫辭하여 가히 늙었다고 외람히 사양치 못하고
謹爲之序라 삼가 머리말을 짓는다.
歲壬戌冬에 임술년(서기 1922) 겨울에
通政大夫 行奉常司 副提調 통정대부 봉상사 부제조
兼 掌禮院 掌禮 겸 장례원 장례를 지낸
延城後人 李容九는 연성후인 이용구는
書于西溪堂이라 유계당에서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