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輓 禹重卿鼎 六首 우중경 정의 만사 6수
從古以來處死難(종고이래처사난) 예로부터 죽음에 대처하기란 어려운 일인데
君家節義奄雙完(군가절의엄쌍완) 그대 집 절조와 의기 문득 쌍으로 완전하게 이루었네.
西山遺操傳棠谷(서산유조전당곡) 西山에서 배운 거문고 곡조를 棠谷에 전하고
東海餘波接瓦灘(동해여파접와탄) 우리나라에 남은 물결은 瓦灘에 닿았네.
夢裏倘逢眞面目(몽리당봉진면목) 꿈속에서나마 혹시 참 면목을 만나볼 수 있을지
樽前不見舊心肝(준전불견구심간) 술통 앞에선 참된 옛 마음 못 보겠네.
可憐靑龍相逢日(가련청룡상봉일) 가련하게도 龍光의 풍채를 서로 만나는 날이면
鳴咽江波秖自寒(명인강파지자한) 목메어 우는 강 물결 다만 스스로 차기만 하겠지
* 靑龍 : 龍泉劍이며 중국의 永嘉縣에 龍泉이 있는데 龍眼 中에 水紋이 成蛟龍이라. 丑生이 將飮者 皆畏避而走라. 故로 謂之龍泉이라. 良工이 鍛鍊하여 幾年에 鑄得寶劍하여 以外避之意로 名 龍泉劍이요 龍은 龍과 通用. 故로 風采를 龍光이라하고 ≪詩經≫ [小雅] <白樺之什> “蓼蕭”에 ‘ 旣見君子 爲龍爲光(이미 그대 보고나니 영광이요 빛나도다.’라 하였다. 곧 風采를 말한다.
4-123 . 李安城 內室 輓 이안성의 부인 만사
哭塵郎君未閲朞(곡진낭군미열기) 郎君을 哭하여 정성을 다함이 돌을 지내지 못했는데
沈綿一疾竟難醫(침면일질경난의) 한 번 병이 깊숙이 들더니 고치기 어려워졌네.
少而偕老今何託(소이해로금하탁) 젊어서는 偕老하려 하였더니 이제 누구에 의탁할꼬?
生旣同盟沒亦隨(생기동맹몰역수) 살아서는 生死苦樂 같이하길 맹세하더니 죽음을 또 따라가네.
令德已徵全五福(영덕이징전오복) 이미 부름이 있었으나 美德이 있어 五福을 전부 누렸고
義方爭設敎諸兒(의방쟁설교제아) 뜻을 바르게 다투길 일러 모든 아이 가르쳤네.
延津龍劍相逢處(연진용검상봉처) 雲津에서 君子의 龍光(風采)을 맞이하여 서로 만나는 곳에
悲不幾年也不悲(비불기년야불비) 슬퍼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고 또 슬프지 않으리까?
* 龍劍 : ≪詩經≫ [小雅] <白樺之什>
4-30. 喪女 (둘째)딸을 잃고 (무인년 봄 1638, 인조 16년)(5의 5)
汝弟尙乳下(여제상유하) 네 아우는 아직도 젖먹이이니
風摧鴻雁序(풍최홍안서) 못된 病은 鴻鴈의 次例를 무너뜨렸구나.
浮生此零替(부생차영체) 덧없는 인생 이처럼 보잘 것 없이 되었으니
畢竟知何所(필경지하소) 마침내 어느 것을 안다 하리오?
歲月自流水(세월자류수) 세월은 진실로 흐르는 물 같구나!
乾坤一逆旅(건곤일역여) 세상은 한번 머물렀다 가는 여관 같도다!
棄置復棄置(기치부기치) 버려두고 또 버려두니
無家羨萇楚(무가선장초) 집 없는 萇楚를 부러워하네.
* 萇楚 : 萇楚풀. 쐐기풀. 羊桃또는 五陵子라 한다. ≪詩經≫ <檜風 隰有萇楚 > 第2聯에 “ 隰有萇楚 猗儺其枝 夭之沃沃 樂子之無家 (진펄에 있는 장초(고얌나무) 그 꽃이 아름답네, 작고도 윤이 나니 집 없는 너 부럽구나)”라고 읊었는데, 朱子는 이 詩를 백성들이 虐政과 무거운 稅金에 시달려 부른 노래라 했음.
4-64. 卞丈 惟寅 挽詞 변씨 어른 유인의 만사(3의 1)
天餉期頥壽(천향기이수) 하늘이 내리는 선물 期頤之壽(百歲)를 기약하니
人稱福祿家(인칭복록가) 사람들은 福祿의 가문이라 말하네.
邱園新卜築(구원신복축) 언덕 위 동산에 새로 살만한 집 지으니
場屋舊聲華(장옥구성화) 한때 이 집은 옛 부터 名聲이 화려하였지.
瓜瓞宜呈瑞(과질의정서) 宗孫 支孫 繁昌하여 마땅히 祥瑞가 나타나고
芝蘭已茁芽(지란이줄아) 善人 才子는 이미 잘 자라나네.
文能容駟馬(문능용사마) 文閥은 능히 駟馬 수레도 受容하니
身後事堪誇(신후사감과) 돌아가신 후에도 자랑할 만한 일이지.
* 瓜瓞 : 큰 오이와 작은 오이로 子孫이 繁昌함을 뜻한다. 《詩經》 〈大雅 緜 〉에서 “繁昌한 큰 오이 작은 오이여(緜緜瓜瓞)”라 노래하고 있다.
4-66. 寄原九 索和 이수 원구에게 부치며 화답을 구함 2수
早結吹蔥契(조경취총계) 일찍이 파피리를 불며 맺은 언약 있었고
長吟伐木篇(장음벌목편) 친구간의 우정을 노래한 伐木篇 詩를 길게 읊었네.
山河新涕淚(산하신체루) 山河를 보니 새삼 친구생각에 눈물이 나고
詩酒久因緣(시주구인연) 詩와 술은 예부터 끊을 수 없는 인연 있었지
未縱靑宜靶(미종청의파) 푸른 하늘 과녁에 화살 쏘지 못하고
徒成白日眠((종남다상기) 終南山에 들면 벼슬길 빨라 시원한 기운 많다지만
拄笏意悠然(주홀의유연) 笏을 버티니 뜻은 悠然하네.
懶罷思鄕夢(나파사향몽) 게을리 고향 생각 꿈을 파하고
重尋次第書(중심차제서) 거듭 차례로 글 찾아보네.
途窮甘潦倒(도궁감요도) 처지가 궁하니 零落함을 달게 여기고
世亂此離居(세란차리거) 세상 어지러워 여기 옮겨 있네.
綠迸移秧後(녹병이앙후) 퍼렇게 솟아난 것은 모내기한 후요
黃殘刈麥餘(황잔예맥여) 누렇게 衰殘한 것은 보리 벤 끝일세.
東郊昨夜雨(동교작야우) 봄들에 어제 밤 비 내렸으니
農務近何如(농무근하여) 농사일은 가까이 왔는데 어떻게 하나?
* 伐木篇 : 친구간의 우정을 노래한 ≪詩經≫ <小雅>에 “相彼鳥矣 猶求友聲 伊人矣 不求友生 ”(저 새들을 보게나, 저들도 벗을 찾지 않나. 하물며 사람인 우리들이 벗을 찾지 않을 손가)란 표현이 있다.
4-77. 萊公竹 二首 내공죽 두수
昔聞召伯棠(석문소백당) 예전에 召伯棠 얘기를 들었더니
今見萊公竹(금견래공죽) 이제 萊公竹을 보겠네.
平生歲寒心(평생세한심) 平生을 추위 속에 세월 보내고
付與千竿玉(부여천간옥) 긴 장대에 玉을 더불어 주었네.
荒凉古祠傍(황량고사방) 황폐하고 쓸쓸한 옛 祠堂 곁에
千載凌霜竹(천재능상죽) 천년의 서리도 凌蔑하는 대나무라네.
後人莫剪傷(후인막전상) 후세 사람들 자르거나 傷하게 하지 말기를
萊公有遺澤(래공유유택) 萊公이 남긴 恩澤이 있네.
* 召伯棠 : 소백의 가망나무. 周나라 소공석이 순행하던 중 마침 농번기를 맞아 마을로 들어가지 않고 甘棠나무 아래에서 政事를 처리하는 등 仁政을 베풀었으므로 백성들이 甘棠나무를 베지 않고 기념하여 노래를 불렀다는 故事가 있다≪詩經≫ [國風] <召南> “甘棠”)
4-84. 次朋來 見寄韻 권붕래 부쳐온 운을 보고 이음
美人消息隔西方(미인소식격서방) 西方美人 소식은 막혔고
虛舘秋生客夢凉(허관추생객몽량) 빈 客舍에 가을살이는 나그네 꿈처럼 썰렁하네.
四海風塵身已老(사해풍진신이노) 세상 風波(俗事)에 몸은 이미 늙었으니
百年書劒意何長(백년서검의하장) 긴 세월 文武를 익힌 뜻 어찌 키웠던가?
芙蓉院落今朝雨(부용원락금조우) 연꽃 핀 정원엔 오늘 아침 비 내리고
楊柳池臺昨夜霜(양유지대작야상) 버드나무 못가 樓臺엔 어제 밤 서리 내렸다네.
試向仲宣樓上望(시향중선루상망) 시험 삼아 仲宣樓에 올라 바라보니
終南山邑曉蒼蒼(종남산읍효창창) 終南山 아래 邑의 새벽은 어슴푸레하네.
* 西方美人 : 《詩經》, 〈北風〉, ⸀間兮⸥ 篇에 “산에는 개암나무, 진펄에는 감초, 그 누구를 그리는고? 西方美人이라네. 어여쁜 그 사람아, 西方의 그 사람아”를 노래하고 있다.
4-87. 姜橫城 內子 輓 강횡성의 내자 만사
早受公姑賀(조수공고하) 일찍이 시부모의 賀禮받았으니
咸稱女士賢(함칭여사현) 모두 다 여사의 어질음을 칭송하였지.
如何新契闊(여하신결활) 이제 멀리 떨어져 소식 끊김을 어찌할꼬?
孤負好因緣(고부호인연) 좋은 인연을 외로이 저버렸으니
薤露非今夕(해로비금석) 상여 떠나는 오늘 저녁을 슬퍼하고
桃夭想去年(도요상거년) 婚期였던 지나간 해 생각나네.
潘郞無限慟(반랑무한통) (진나라) 潘郞은 머리털 희어져 二毛之年을 한없이 서러워하였으니
應續悼亡篇(응속도망편) 응당 죽음을 서러워하는 책으로 秋應賦를 이었을 테지.
* * 桃夭 : ≪詩經≫ [國風] <周南>의 "桃夭"篇名이다. 婚期가 차서 시집 가는 아가씨를 '작고 고운 복숭아나무'로 비유하며 축하 해주는 내용의 노래이다.
4-153. 西州市 訪酒家傭 품팔이로 찾았던 서주시 술집에서
出自北門路(출자북문로) 北門길부터 나서서
來訪西州傭(래방서주용) 西州에 품팔이로 찾아왔다가
西州有酒家(서주유주가) 西州에 있는 술집에서
幄手欣相逢(악수흔상봉) 기쁘게 서로 만나 손을 잡았네.
風流乃家翁풍류내가옹) 이 전에 풍류 하던 집 주인은
人道人中龍(인도인중룡) 사람이 행할 도덕으로는 사람 중에 훌륭했지.
經綸草昧間(경륜초매간) 天地가 開闢할 어두운 세상에서 經綸이 있었고
四海期陶鎔(사해기도용) 四海를 주물러 녹일 것을 기약했지만
皇綱忽解紐(황강홀해유) 治世하는 법칙의 매듭을 홀연히 풀고는
太阿歸元囟(태아귀원신) 太河의 寶劍이 원래 주인에게로 돌아가듯
三君狼疐尾(삼군낭체미) 세분 王子는 狼疐其尾의 어려운 처지가 되었으나
八顧雉罹罿(팔고치이동) 그물에 걸린 꿩을 八人의 名士가 愛顧敎遵하듯 했네.
公知不免禍(공지불면화) 公이 禍를 免하지 못할 줄 알고
遺子還耕農(유자환경농) 아들을 보내어 땅 갈아 농사짓는 곳으로 돌아갔네.
忠良竟何辜(충량경하고) 충직하고 선량한 사람이 도리어 무슨 죄인고?
赤族罹讒鋒(적족이참봉) 滅族당함은 讒訴같은 칼날에 걸린 것이지.
* 狼疐 : 狼跋其胡 載疐其尾 의 함축된 단어로 ≪詩經≫–[國風]-豳風-狼跋]에서 “(늙은) 이리가 앞으로 나가면 턱살이 밟히고, 뒤로 물러나면 꼬리가 밟힌다.” 즉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려운 처지를 표현하고 있으나, 이는 周公이 管叔, 蔡叔의 流言蜚語 때문에 成王의 의심을 샀으나, 몸가짐과 행실이 빗나가지 않았으므로 이를 아름답게 여겨 부른 노래라고 한다.
4-158. 送姜叔久 百年支任江陵 二首 강숙구 백 년을 임지 강릉에 보내며 2수
關東形勝慣曾聞(관동형승관증문) 關東의 지세와 풍경이 뛰어남은 익히 일찍 들었지만
忽送臨瀛老使君(홀송임영노사군) 갑자기 江陵으로 가는 늙은 地方官 餞送하네.
蓬島海空惟見月(봉도해공유견월) (신선 사는) 蓬萊섬은 바다 위 하늘에 있는 듯 오직 달만
보이고
鏡湖春暖欲生雲(경호춘난욕생운) 鏡浦臺 湖水는 봄철 따뜻한 기운에 구름 피어나네.
熊轓皁蓋新榮重(웅번조개신영중) 熊轓타고 日傘 쓰니 새 榮華 重하고
鶴署靑陵舊夢勤(학서청릉구몽근) 흰 벽 官衙에서 靑綾입고 숙직할 때는 옛 꿈의 勤苦 이었지
遙想訟庭朱墨退(요상송정주묵퇴) 멀리 생각건대 訟事 뜰 朱墨으로 是非判결 끝내면
一般詩料對爐熏(일반시료대로훈) 대개의 詩想은 화롯불 溫氣 쪼일 때 나오지.
曾時蓬萊第一仙(증시봉래제일선) 일찍이 蓬萊山이 제일의 仙境이고
忽乘鳧舃下翩然(홀승부석하편연) 홀연히 神이 化한 오리신 신고 사뿐히 날아 다녔겠지
誠深北闕分憂日(성심북궐분우일) 精誠은 景福宮의 愛民하는 걱정 나누던 날 깊었고
孝見南孩乞養年(효견남해걸양년) 효도는 효자가 서로 경쟁하여 부모를 공양하려 할 때 보았네.
鏡浦始呈眞面目(경포시정진면목) 鏡浦 湖水는 비로소 참모습 보이겠고
丹砂元有舊因緣(丹砂원유구인연) 丹砂(朱沙) 단청은 원래부터 있던 옛 인연이었지
文章喜得江山助(문장희득강산조) 文章은 다행히 자연의 도움 얻으니
收入亥囊定幾篇(수입해낭정기편) (李賀가) 下人의 背囊에서 거두어 드린 것이 정말로 몇 편이오?
* 南孩 : ≪詩經≫ [小雅] <南孩>는 ‘孝子相戒以養也’(효자들이 봉양으로서 서로 경계하는 것)라 했으나 악보만 있고 가사가 없다. 이러한 것을 笙詩라고 부르는데 여섯 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