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기행(奇行) 화가 최북, 기예(技藝) 작품 57점
(조선일보) 입력 : 2012.05.17 23:17
전주박물관, 탄생 300돌 특별전… 유작 대부분 한자리에그림 그려달라 강요받자 제 눈 찌른 '조선의 고흐'손가락으로 그린 지두화 등 시대 앞섰던 작품 볼 수 있어
어떤 귀인이 최북에게 그림을 부탁했다가 얻지 못했다고 한다. 어느 세도가가 그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트집을 잡았다는 설도 있다. 최북은 화를 내며 "남이 나를 버리기 전에, 내 눈이 먼저 나를 저버린다"며 한쪽 눈을 스스로 찔렀다. 평생 오기로 살았다는 이 전설적인 화가는 '조선의 고흐'라는 이야기로 이리저리 떠돈다.국립 전주박물관에서 열리는 '호생관 최북(崔北)'전은 기행(奇行)과 일탈 대신, 작품으로 화가 최북(1712~1786년경)을 만날 수 있는 첫 전시다. 탄생 300주년을 맞아 열리는 이 특별전엔 최북이 그렸다고 알려진(傳稱作) 3점을 포함, 57점의 산수화·화조영모화가 나왔다. 최북이 남긴 유작은 100여점(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에서 최대 180여점(이원복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실장)까지 오르내리는데, 3분의 1 이상 한자리에서 볼 수 있게 됐다.'붓 한 자루로 먹고사는 사람'이란 뜻의 '호생관'(毫生館)을 호로 쓴 최북은 조선 문화의 르네상스 시대인 18세기를 빛낸 전업화가다. '최산수' '최메추라기'로 불릴 만큼, 산수화와 메추라기 그림의 달인이었다. 대표작 '표훈사' 앞에 서면, 앞시대 선배인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가 떠오르고, 초봄부터 한겨울까지 풍경을 8장에 담은 '사시8경도첩' 가운데 눈이 쌓인 '설경산수'(雪景山水)는 운치가 그만이다.최북은 조선통신사 일원으로 일본에 다녀왔고, 중국 구경도 한 글로벌 지식인이었다. 그러나 중인 출신인 그는 양반만 행세할 수 있는 조선의 아웃사이더일 수밖에 없었다. 금강산 구경을 갔다가 경치에 반해 구룡연 폭포에 뛰어들어 빠져 죽을 뻔했다는 일화는 뜻을 펼 수 없는 사회에 대한 항의로도 읽힌다. 문제는 그런 일화를 남긴 최북이 남긴 그림은 의외로 점잖고 차분해 그만의 독특한 개성을 찾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손가락에 먹을 묻혀 그린 게(26.0㎝×36.7㎝). 최북은 먹의 농담과 손가락의 강약을 조절해 생동감 있는 작품을 그려냈다. /선문대박물관 소장
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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